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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자 사진다방

03 한쪽 페달만 남은 자전거 -신다 / 190530 @작은 내 방

강희는 올해 EP 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후로 무수한 곡을 쏟아내고 있다.

거의 대부분이 반쪽짜리 완성본이긴 해도, 그의 글과 멜로디는 늘 훌륭하다.


그러나 이제껏 다방의 메인 편곡자 아닌 편곡자 역할을 해온 나에게는 1절짜리 데모가 꽤 곤혹스럽다.

왜냐하면 나는 데모를 만들 때 편곡과 작곡을 동시에 하지 않고, 우선 끝까지 작곡을 마무리한 후 본격적인 편곡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.

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혼자서 불평불만을 갖는 대신, 긴 말 않고 강희에게 기존 데모의 뒷부분을 더 작곡해달라 부탁했다. 강희는 다행히 내 부탁을 받아들여 지금 열심히 노력 중이지만, 안타깝게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르지는 않는 것 같다.


'한쪽 페달만 남은 자전거'라는 곡은 그런 곡들 중 한 곡이었다. 이 곡은 강희가 몇 년 전, 그의 메모장에 써놓았던 글에 멜로디를 붙여 만든 곡이다.

후렴 멜로디가 좋았다. 후렴 멜로디가 좋은 곡은 주저 없이 편곡에 들어가야 한다.


다행히 1절 B 파트의 가사 중에 2절로 끌어당겨올 부분이 있었다. 덕분에 곡 구성은 쉽게 나왔다.


1절 A - 1절 B - 1절 후렴 - 간주 (8마디) - 2절 B - 2절 후렴 - OUTRO


지극히 스탠더드하다.

코드는 너무 반복이라 꽤 많이 변경했다.

드럼, 베이스, 메인 일렉 기타로 전체적인 뼈대를 완성한 후 양념을 치기 시작했다.

이 곡은 왠지 빈티지한 맛이 필요할 것 같았다.

트래몰로가 강조된 블루스 톤 기타로 간주에 양념을 쳤고, 후렴에는 트롬본 두 대로 빈자리를 채웠다.

트롬본은 내가 처음 다뤄보는 악기라 깔끔하게 라인을 정리하기까지 꼬박 세 시간이 걸렸다. 휴

탬버린을 끝으로 모든 트랙을 완성한 후, 믹스도 대충 빈티지하게 잡았다.


긴장되는 마음으로 강희에게 데모를 보내줬더니, 촉촉한 눈으로 약에 취한 사람처럼 엄청 행복하게 미소 짓는 강희의 동영상이 되돌아왔다.


약 한 거 아니지...? ㅋㅋㅋㅋㅋㅋㅋㅋ

노래가 정말 맘에 든다는 강희식 표현인데, 보면서 내 기분도 엄청 행복해졌다.

이 친구는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재주를 타고났다. ㅋㅋㅋㅋㅋㅋ


내일은 오전부터 강희의 보컬 녹음이 있다. 잘 해봐야지!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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