솔로 데뷔에 대한 꿈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.
아니, 사실은 꽤 있는 편이었다.
2013년에 다방을 시작하고, 다방의 활동과는 별개로 늘 마음속에 막연한 희망을 품었다. 그래서 해마다 어떤 게 제일 좋을지, 창고를 뒤지고 곡들을 재곤 했다.
작년부터는 그 생각을 좀 접었다. 마음속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. 복잡한 일들은 그마저도 막연했던 희망을 뿌리째 뽑아버렸다.
그래도 그 끈 끝은 공중에서 나풀거리고 있었나 보다. 나는 내 주의의 좋은 분들 덕분에 용케도 그 끈을 잡아 냈고, 다시 그것의 반대쪽 끝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.
프로젝트 시작, 처음에는 내가 미흡했다. 소통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도 다 내가 만든 일. 그리고 마음의 빚에 지쳐 과연 내가 이걸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.
하지만 열정은 전념성이 강해서, 다행히 무기력했던 나에게도 옮겨붙게 되었다. 도저히 시간이 안 나는 일정이었지만 ‘2시간만, 딱 2시간만 집중해서 곡을 써보자.’라고 스스로를 밀어붙였더니 정말 곡이 나왔다.
이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한 좋은 사람들. 과연 내가 어떻게 여기에 선발되었나 싶을 정도로 음악을 잘 하고, 또 그만큼 마음씨도 예쁜 사람들이다.
단순히 각자의 곡을 써서 앨범을 발매하는 게 아닌, 서로의 작업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송캠프의 매력은, 아마 이 사람들이 아니었음 내게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.
그래, 모두 다 사람이 하는 일.
아무튼 한 달 동안 모두가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오늘 오후 6시, 13곡이 담긴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[뮤직 캠프 66 컴필레이션]이 발매된다.
나는 8번 트랙에 이름을 올렸다.
지난 시간에 감사하다. 부족한 나를 이해해준 강희와 회사, 유동방송에 감사하다.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주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되어 또 감사하다.
마지막으로 라디 프로듀서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. 프로듀서님이 아니었으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. 정말 그렇다.
음.. 그럼 신다영의 첫 솔로, 잘 들어주세요. :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