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과 일 사이에 박혀있는 듯한 요즘의 내 인생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열정과 체념 사이를 왕복한다.
음.. 사실 느낌 상 체념에 더 가깝게 수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..
대중적인 멜로디를 만들고 싶었다. 아니 그전에 대중적인 멜로디란 과연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.
하루 종일 폰을 쥐고 떠오르는 대로 녹음해댔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. 몇 개의 밤을 그렇게 흘러보냈다.
나는 늘 대중성을 따라잡지 못했던 것 같다. 대중문화는 어찌 된 일인지 늘 나보다 한 발, 아니 열 발 앞서있다. 예전에도 이런 나 자신을 알고 있었지만, 개의치 않았다.
'내가 좋으면 좋은 거지, 뭐.'
그러나 지금은 어찌 됐건 앨범을 하나 내려 하고 있고, 더 큰 사랑을 받으려면 대중적인 곡도 써야 하는데, 그게 나오질 않으니 참 죽을 맛인 거다.
그래도 보험처럼 둔 곡이 하나 있다. 'Gotta be'는 처음부터 '나 대중적인 거 만들 거다~~~~퉤퉤'라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다. 올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 후, 가장 처음으로 쓴 곡이기도 하다.
'Gotta be'의 시작은 정말 단순했다.
48에 24로 로직 프로젝트를 켜놓고 일렉 기타로 아무거나 쳤다.
(사실 아무거나 아니다. John Mayer의 'New Light'다. 10cm의 '폰서트'이기도 하고.)
대충 코드 치고 루프로 쭉 늘린 다음 내 마음대로 드럼을 갈겼다.
B 파트 멜로디가 제일 먼저 나왔다. 반주에 맞춰 웅앵웅앵거렸더니 A도 대충 나왔다.
B 멜로디에 맞는 음절을 가진 문구를 생각해보니 그게 gotta be였고 그걸 소재로 가사를 썼다.
뭐 그렇게 만든 노래다. 비공식 자문 위원들에게 칭찬도 제법 들었다.
시티팝으로 편곡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고려 중이지만 일단은 있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. (그럴 능력이 안 돼서 가만히 놔두는 건 절대 아니고..)
제습기는 윙윙 돌아간다. 오늘 밤은 하루 종일 비가 올듯하니 잠을 좀 설치더라도 제습기를 켜놔야지.
기타는 현을 두 바퀴 정도 푼 뒤 하드 케이스에 넣고.